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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you know it all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림을 잘 그리길 원해왔지만 아쉽게도 그랬던 적은 없었다. 크로체의 말처럼, 표현되지 못하는 못하는 상상은 망상일 뿐이고. (게다가 딱히 상상력이 좋은 것 같지도 않다). 다른 사람들이 다른 것들을 공부할 때 우리는 우리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결심하고 평범하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우리가 좋아하는(또는 좋아한다고 믿어 왔던)것들을 배워갔다. 제조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서비스업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감정을 건내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적어도 나의) 감정과 취향은 깊지도 않고 풍부하지도 않은것 같다. 오히려 보편적인 사람들보다도 더 편협하고 흐릿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학교에서 과제때문에 만들었던 자잘한 작업물들이나 휴학때 그렸던 낙서(라고 말해야 더 정직한 것 같다)들을 보며 주위에서 좋은 말을 들었던 것들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이 단지 기술적으로 우월했기 때문인 것이다. 사람들이 감동받는 부분은 결코 우리의 창의성이나 상상력을 통해 반짝이지 않는것 같다. 그저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 금방 눈치챌 수 있는 보편적인 양식이나 형식에서, 전공생들만 알 수 있는 해괴한 이름의 재료들과 장비들을 통해 완성되는 기술적인 장벽에서, 아무런 감각이나 창의성을 요구로 하지 않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손기술이나 규칙들을 통한 기법에서 사람들은 감탄을 쏟아놓는다.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섬세한 사람들은, 좀 더 넓고 깊은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아니라 전혀 엉뚱한 집단에 속해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들 중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평소에 생물학을 접할 기회가 없겠지만 감정과 취향은 예술을 전공으로 배우지 않는 사람들도 항상 마주치게 되어있다. 그리고 굳이 우리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취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급격한 감정변화가 일어날 일들을 적나라하게 겪으며 살고 있다. 어쩌면 예술적 재능이라는 것은 애초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해져 있는 것 일지도 모른다. 훈련되고 교육받는다고 대중의 감정을 자기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그것에 대해 머릿속에선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우리가 우리 스스로와 ‘우리들 밖의 사람들’을 구분하고 있는 것 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정말 오랜 시간동안 배웠던 것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부정하고 싶어서, 학교에서 습득하는 아주 약간의 기술적인 우월성을 우리의 재능인마냥 여기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국 도태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때 우리가 보았던 빛을, 우리는 남들에게 끝내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의 언어와 도구들도 힘을 잃고 희미해져 갈 것이다. 우린 다만 지금 우리가 붙잡고 있는 것들을 놓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좋아하는대로 사라져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