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ect Page

2월 24일

누군가의 사진을 보는것보다 그사람이 쓴 글을 읽는게 더 좋다. 오렌지빛이 나는 사람의 옛날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켜켜이 쌓아올린 말들이 내가 생각해오던 그 사람의 느낌과 맞는것 같아서 반가웠다. 

22일 토요일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그토록 좋아하던 것들도 어느순간 보람보다 더 커진 의무감 때문에 놓아버리게 된다. 1주일에 거의 한편씩 꼬박꼬박 보던 영화도 어느 순간 물속에 빠진 것 처럼 숨이 차는 느낌에 보지 않게 되었더니 한편도 안 보게 된지 벌써 몇달이 흘렀다. 두어달 가까이 열심히 했던 어느 게임도 이젠 더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열심히 그리던 날도 이젠 한 때가 되어버렸고, 서점에서 몇 시간씩 서서 책을 읽던 시간도 가물가물하다. 더 생각해보면 이것들 말고도 여러가지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 집안 어딘가에서 짹깍거리다 아무도 모르게 멈추어버렸을 수많은 시계들처럼 어딘가에서 먼지가 쌓여가고 있을 것 같다. 초침소리도 나지 않아 찾기조차 어려운 시계들에겐 내가 언제 다시 새로운 건전지를 넣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나는 내 바로 앞에 놓인 몇개의 시계들에 넣을 새로운 건전지들을 찾아 집 안을 헤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