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ect Page

3년이 지났다

 

미련을 버린다는건 정말 어렵다.

이제 다 괜찮고,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었는데
그 말은 거짓말이 된걸까

 

 

nihil

 

요즘은 아무것도 아무도 좋아할 수가 없다.

내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살아가려 노력했었는지

 

 

anxiety

 

 

나 스스로의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겠는 날들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필요없고 그냥 평온하게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쓸데없이 불안해 하고있는 스스로한테 너무 화가 난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선운사에서』 최영미

본능적인 감각이 좋은 사람이었다 너는. 항상무언가가 넘쳐흐르는 느낌이 들었고, 이화동을 좋아한다고 했을때 반가웠고, 라스폰트리에 도그빌도 너때문에 알게 되었구나. 도쿄를 집에서 한번보고나서 집에 놀러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마 무슨 이야기하다가 도쿄이야기가나와서 네명이서 다시봤었지. 그때는 정말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이 밤이 지나갔었는데. 수술할일이 있어서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학교에서 나무자르다가 짜투리로 만든거라고 하면서 허준선생이라고 글씨 파서 페인트 칠해서 주면서, 부적이라고 했었나 그랬다. 지금도 자주 쓰는 수첩 주머니 어딘가에 그게 들어있고. 너희학교 가고싶다고 했을때 디자인과 갈거냐고 너가 물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너의 말을 들을걸. 바보같이 제대하고 1년 휴학하는동안 하지말았어야할것들을 전부다 하면서, 했어야할것들을 전부다 하지 않았나 싶다. 예전에 너가 나한테 말했던것들이, 어쩌면 너는 다 잊어버렸겠지만 지금 나에겐 힘이되는것같아서 고맙고. 못살게 군건 내쪽인데 받은게 많은 쪽도 나인것같다. 괜찮아지면 보자고 했지만 나는 아직 괜찮지 않은것같고, 너 역시 그런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훌훌 잘 털어내는 성격이니 그나마 좀 나으려나. 작년에 광화문 앞에서 몇초동안 인사를 나눴던 일이 사실 마지막으로 보게 될 날인줄 알았는데, 비록지나가면서였지만 그래도 볼수있었어서. 좋다는건 아닌데 싫지도 않고 그랬다. 무슨감정이 들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많이 떨었던것같다. 지나가버릴 사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네가 나한테 준 몇가지들이 나의 어딘가에 깃발처럼 꽂혀서 무언가를 알려주는것같다. 앞으로 오랫동안 지우지 못하고 남아있겠지.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서 완벽한 사랑을 하렴. 행복하게 살아.